딥페이크 합성물, 퍼뜨리지 않고 만들거나 보기만 해도 처벌될까
바로 답: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2024년 개정으로 '반포할 목적'이라는 요건을 없애, 다른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그 사람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가공한 행위 자체를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같은 조 제4항은 그렇게 만들어진 합성물을 소지·구입·저장하거나 시청만 해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고,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하면 제3항에 따라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적용된다. 대상이 아동·청소년이면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가 적용되어 제작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구입·소지·시청은 1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이 더 무거워진다.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지원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는 1807명으로 전년보다 128% 늘었고, 상담·삭제 지원 건수는 1만8523건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피해자의 92%는 10~20대 여성이었으며, 피해 대상은 연예인을 넘어 학교와 직장 등 일상 공간으로 번지고 있다. 처벌 조항은 2024년 개정으로 크게 넓어졌지만, 합성물의 '정교함'을 두고 하급심 판단이 갈리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같은 유형의 행위에 어떤 조문을 어떻게 적용할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유포하지 않고 만들기만 해도 처벌되나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에 따르면 유포 여부와 무관하게 편집·합성·가공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다. 2024년 개정 전 조문에는 “반포등을 할 목적으로”라는 목적 요건이 앞에 붙어 있어, 만들어 두기만 하고 퍼뜨릴 의사가 확인되지 않으면 이 조문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해석 여지가 있었다. 개정 조문은 그 목적 요건을 삭제했고, 법정형도 5년 이하에서 7년 이하의 징역으로 올라갔다.
제1항이 요구하는 요건은 세 가지다. 첫째, 대상이 실존하는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담은 촬영물·영상물·음성물이어야 한다. 둘째, 편집·합성·가공이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야 한다. 셋째, 결과물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세 요건 중 하나라도 빠지면 제14조의2 적용은 부정될 수 있으며, 실제 재판에서 다투어지는 지점도 대부분 둘째·셋째 요건의 해석이다.
어떤 행위가 어떤 조문에 걸리나
딥페이크 성범죄는 하나의 죄가 아니라 행위 단계별로 다른 조문과 다른 법정형이 붙는 구조다. 만드는 행위, 퍼뜨리는 행위, 돈을 받고 퍼뜨리는 행위, 받아서 보관하거나 보는 행위가 각각 별도의 처벌 규정을 가진다. 아래 표는 성인 대상 사건에 적용되는 성폭력처벌법과, 아동·청소년 대상 사건에 적용되는 청소년성보호법을 행위별로 나눈 것이다.
| 어떤 행위 | 적용 조문 | 법정형 |
|---|---|---|
| 성인의 얼굴 등을 성적 형태로 편집·합성·가공(유포 목적 불문)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 그 합성물을 반포·판매·임대·제공하거나 공연히 전시·상영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2항 |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
|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유포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3항 | 3년 이상의 유기징역(벌금형 없음) |
| 합성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4항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
| 아동·청소년성착취물 제작·수입·수출 |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 |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
| 영리 목적 판매·대여·배포·제공 등 |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2항 | 5년 이상의 징역 |
| 배포·제공하거나 공연히 전시·상영 |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3항 | 3년 이상의 징역 |
| 구입·소지 또는 시청 |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 | 1년 이상의 유기징역 |
표에서 눈에 띄는 지점은 영리 목적 유포와 아동·청소년성착취물 관련 죄에는 벌금형 선택지가 없다는 점이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3항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1항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으로 하한만 정해 두었기 때문에, 작량감경 등 감경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 한 집행유예 선고 자체가 구조적으로 어려워진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면 무엇이 달라지나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인 경우 적용 법률이 성폭력처벌법에서 청소년성보호법으로 바뀌면서 법정형이 급격히 올라간다. 성인 대상 합성물을 시청한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같은 시청 행위라도 대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면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에 따라 1년 이상의 징역이 되어 벌금형으로 끝날 수 없다.
다만 어떤 합성물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는지는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의 정의 규정으로 판가름난다. 이 정의는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할 것을 요구한다. AI로 만든 합성 이미지에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하지 않는 경우,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요건을 충족하는지가 곧바로 유무죄를 가르는 쟁점이 된다.
합성물이 조잡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
현행법 문언에는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정교함 요건이 없다. 그럼에도 보도된 하급심 사례들에서는 합성물의 완성도가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미성년 연예인의 얼굴을 다른 사람의 신체와 합성한 이미지를 구매한 사안에서 실제 아동·청소년이 등장한 영상이 아니고 완성도도 낮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된 사례가 보도됐고, 지인의 얼굴을 합성한 다른 사건에서는 “합성사진임을 쉽게 알 수 있을 정도로 조잡하다”는 사정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양형 요소로 고려된 사례도 보도됐다.
정교함이 사실상 기준처럼 작동하는 통로는 두 갈래로 나뉜다. 청소년성보호법 제2조 제5호의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이라는 문언은 구성요건 단계에서 완성도 판단을 끌어들이고,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의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라는 문언은 그 형태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과정에서 현실성 평가를 불러온다. 어느 쪽도 법이 ‘고화질일 것’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추상적 문언을 사안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재판부마다 판단이 달라질 여지가 생긴다.
여기서 두 가지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위에 언급한 판단들은 개별 사건의 하급심 판단으로 보도된 것이고, 상급심 확정 여부나 대법원의 통일된 판례 법리가 정리된 상태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조잡하면 무죄”라는 일반 명제는 성립하지 않으며, 완성도가 낮아도 제14조의2 제1항의 세 요건을 충족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이 조문 문언에 따른 원칙이다.
실제 선고는 어느 정도 나오나
허위영상물 범죄의 확정판결 형량 분포를 집계한 공식 통계는 이 글 작성 시점 기준으로 확인된 공표 자료 없음이다. 대법원 양형위원회의 디지털 성범죄 양형기준에 허위영상물 관련 유형이 포함되어 있으나, 2024년 개정으로 신설·상향된 조항을 반영한 권고 형량 범위의 최신 수치는 양형위원회 공표 자료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아래는 통계 대신 보도로 확인되는 개별 선고 사례다.
- 걸그룹 멤버들의 얼굴을 합성한 성착취물을 제작·판매한 사안: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7년간 취업 제한.
- 교사들의 얼굴을 합성한 성착취물을 제작해 SNS에 유포한 10대의 사안: 장기 1년 6개월·단기 1년의 징역형,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취업 제한. 재판부는 SNS 계정을 삭제했더라도 피해 회복이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법정형과 실제 선고 사이에는 뚜렷한 간극이 있다. 영리 목적 정보통신망 유포의 하한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인데도 보도된 선고가 징역 2년 6개월이라는 것은, 실제 적용된 죄명이 다르거나 형법상 작량감경 등 감경 사유가 반영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개별 사건의 선고 형량은 죄명 구성, 피해자 수, 유포 범위, 피해 회복 여부 등에 따라 달라지므로, 특정 사건의 결과를 다른 사건에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징역형 말고 함께 따라붙는 처분은 무엇인가
성폭력범죄로 유죄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법원은 형과 별도로 부수처분을 병과한다. 성폭력처벌법 제16조 제2항에 따라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도된 사례에서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가 함께 선고된 것이 이 조항에 따른 처분에 해당한다.
취업 제한은 청소년성보호법 제56조에 근거한다. 법원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을 선고하면서 판결과 동시에 취업제한 명령을 선고하며, 그 기간은 10년을 초과할 수 없다. 보도된 사례의 ‘7년간 취업 제한’은 이 상한 범위 안에서 정해진 기간이다. 취업이 제한되는 기관에는 학교, 학원, 아동복지시설 등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 포함된다.
관련 법령
제1항: "사람의 얼굴·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영상물 또는 음성물(이하 이 조에서 "영상물등"이라 한다)을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 또는 가공(이하 이 조에서 "편집등"이라 한다)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조문 전체 보기
제3항: "영리를 목적으로 영상물등의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4항: "제1항 또는 제2항의 편집물등 또는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제2항: 법원이 성폭력범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유죄판결을 선고하거나 약식명령을 고지하는 경우에는 500시간의 범위에서 재범예방에 필요한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의 이수명령을 병과하여야 한다.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란 아동·청소년 또는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등장하여 제4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밖의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을 표현하는 것으로서, 필름·비디오물·게임물 또는 컴퓨터나 그 밖의 통신매체를 통한 화상·영상 등의 형태로 된 것을 말한다.
제1항: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제작·수입 또는 수출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조문 전체 보기
제2항: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광고·소개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3항: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광고·소개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제5항: 아동·청소년성착취물을 구입·소지 또는 시청한 자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제1항: 법원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또는 성인대상 성범죄로 형 또는 치료감호를 선고하는 경우에는 판결과 동시에 아동·청소년 관련기관등을 운영하거나 취업 또는 사실상 노무를 제공할 수 없도록 하는 취업제한 명령을 성범죄 사건의 판결과 동시에 선고하여야 하며, 그 기간은 10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자주 묻는 질문
딥페이크 시청만 해도 처벌되나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4항은 허위영상물 또는 그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 또는 시청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2024년 개정 전에는 소지·시청 자체를 처벌하는 규정이 허위영상물에 대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나, 개정으로 처벌 대상에 포함됐다. 시청 대상이 아동·청소년성착취물에 해당하면 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 제5항이 적용되어 1년 이상의 징역으로 형이 더 무거워진다.
합성 사진을 아무에게도 안 보내고 저장만 했으면 괜찮나요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 제1항은 2024년 개정으로 '반포할 목적'이라는 요건을 삭제했기 때문에, 유포하지 않고 만들어 저장만 한 경우에도 편집·합성·가공 행위 자체가 처벌 대상이 된다. 직접 만들지 않고 다른 사람이 만든 합성물을 내려받아 보관한 경우에도 같은 조 제4항의 소지·저장에 해당할 수 있다. 두 조항 모두 유포를 요건으로 삼지 않는다는 점이 개정의 핵심이다.
딥페이크 피해를 당했는데 영상 삭제는 어디에 요청하나요
디지털 성범죄 피해 영상물의 삭제 지원은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이 운영하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무료로 신청할 수 있으며, 상담·삭제 지원·수사 및 법률 지원 연계를 함께 제공한다. 최근 1년간 이 센터가 처리한 상담 및 삭제 지원은 1만8523건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국내외 플랫폼에 유통되는 게시물의 접속 차단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절차를 통해서도 요청할 수 있다.